정적 VI 는 왜 2015년에 생겼나: 가격제한폭이 두 배가 된 날
2015년 6월 15일, 하루 가격제한폭이 ±15% 에서 ±30% 로 넓어지던 날 정적 VI 가 같이 시작됐어요. 햇수로 17년 만의 변화와, 그보다 먼저 온 동적 VI 까지 VI 두 개가 짝을 이룬 이야기예요.
2015년 6월 15일 월요일, 한국 주식시장이 평소처럼 9시에 열렸어요. 달라진 건 숫자 하나였어요. 하루에 주가가 움직일 수 있는 한계, 가격제한폭이 그날부터 ±15% 에서 ±30% 로 넓어졌거든요.
장이 끝나고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큰 충격 없이 무난한 흐름」이었다고 말했어요 (서울신문, 2015-06-15). 그런데 그날 장중에는 새 이름 하나가 수백 번 화면에 떴어요. 정적 변동성완화장치, 정적 VI 였어요.
지금 우리가 호가창에서 보는 「정적 VI 발동」은 그날 처음 시작됐어요. 짝인 동적 VI 는 그보다 아홉 달쯤 앞선 2014년 9월에 먼저 와 있었어요. VI 가 걸리면 내 주문이 어떻게 되는지는 VI 발동이 뜨고 거래가 멈췄어요? 글에 정리해 뒀어요. 이 글은 정적 VI 가 왜 하필 그날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첫날 성적표: 상한가 7개, 하한가 0개
가격제한폭이 두 배가 된다는 소식에 걱정이 많았어요. 하루에 30% 오르고 30% 빠질 수 있으면 한 종목의 하루 변동폭은 최대 60% 가 돼요 (아이뉴스24, 2014-12-28). 그 전에는 30% 였어요.
막상 열어 보니 시장은 조용했어요. 서울신문 집계로 그날 30% 상한가에 닿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4개, 코스닥 3개였어요. 하한가는 한 종목도 없었어요.
거래도 평소보다 오히려 줄었어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4조 7,658억 원으로, 평소 5~7조 원 수준에 못 미쳤어요 (비즈워치, 2015-06-15). 거래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나타나 거래대금이 줄었다」고 설명했어요 (서울신문).
눈에 띄는 숫자는 따로 있었어요. 같은 날 정적 VI 가 유가증권시장에서 75회, 코스닥에서 150회 걸렸어요 (서울신문). 상한가까지 달려가기 전에 중간에서 2분씩 멈춰 세운 횟수예요.
15% 는 햇수로 17년을 버틴 숫자였어요
가격제한폭은 처음부터 퍼센트가 아니었어요. 1995년 3월까지는 금액으로 정해진 정액제였고, 그해 4월에야 비율로 바뀌었어요 (한국경제 생글생글, 2006-02-13).
정률제 첫해의 폭은 6% 에 불과했어요. 시장이 커지면서 8%, 12%, 15% 로 조금씩 넓어졌어요.
코스피의 15% 는 1998년에 정해졌어요. 코스닥은 2005년에 15% 가 됐어요. 2015년 확대는 코스피로는 1998년 이후, 코스닥으로는 2005년 이후 처음이었어요 (아이뉴스24). 코스피 기준으로 햇수로 17년 만이었던 거예요. 두 시장이 무엇이 다른지는 코스피랑 코스닥 차이 글에 있어요.
2014년 여름, 정부가 꺼낸 카드
이야기는 2014년 8월 12일 정부의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시작돼요. 정부가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을 ±15% 에서 ±30% 로 넓히겠다고 발표했어요 (이투데이, 2014-08-12).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15% 로는 시장의 평가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작전세력이 주가를 상한가나 하한가로 만들기 쉽다는 것이었어요.
같은 발표에 VI 도 처음부터 짝으로 들어 있었어요. 하나는 직전 체결가와 견주는 동적 VI 였어요. 기사는 이 장치가 「이미 개정이 완료된 상태며 9월 중 시행될 예정」이라고 적었어요.
다른 하나는 「새로 도입되는」 정적 VI 였어요. 하루 동안 쌓인 큰 폭의 움직임을 맡는 장치이고, 발동 비율은 넓어질 가격제한폭을 보고 나중에 정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동적 VI 가 2014년 9월에 먼저 시작됐어요 (비즈한국, 2014-08-26). 가격제한폭 확대의 처음 목표는 2015년 1월 1일이었고 (이투데이), 정적 VI 와 함께 그보다 반년 늦어졌어요.
국회에서 나온 반대 목소리
모두가 찬성한 건 아니었어요.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김기식 의원은 이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어요 (아주경제, 2014-10-15).
그의 논리는 이랬어요. 가격제한폭을 넓혀도 영향을 받을 종목은 「1% 가 될까말까」하니 효과는 작고 위험만 키울 수 있다는 거였어요. 시장이 가라앉은 원인은 실물경제와 가계소득에 있는데 기술적인 조치로는 풀리지 않는다고도 했어요.
반대 목소리 속에서도 계획은 이어졌어요. 넓어진 폭 안에서 가격이 튀는 건 누가 막느냐, 정부안에는 그 답이 처음부터 붙어 있었거든요.
폭을 넓히면 그 안의 속도는 누가 늦추나
한국거래소는 지금도 규정포털에 그 이유를 적어 두고 있어요. 가격제한폭만 운영해서는 주가가 한계선까지 달려가는 사이에 「순간적인 가격급변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했다는 거예요 (KRX 규정포털, 2026-09-23 확인).
비유하면 이래요.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두 배로 올리면서 감속 구간을 두 겹으로 깐 거예요. 차가 갈 수 있는 거리는 늘었지만, 갑자기 튀어 나가는 차는 잠깐 세웠다 보내는 거죠.
먼저 깐 감속 구간이 동적 VI 였고, 두 번째가 정적 VI 예요. 직전 단일가에서 10% 이상 움직이면 그 종목을 2분 동안 단일가매매로 바꿔요 (이투데이, 2015-05-19). 단일가매매는 주문을 모았다가 한 가격에 체결하는 방식이에요.
2015년 개편 목록에 「도입」으로 오른 장치는 정적 VI 였어요 (아주경제, 2015-04-29). 주문 하나가 일으키는 순간 급변을 잡는 동적 VI 는 이미 돌고 있던 제도라 새로 들어갈 필요가 없었어요.
금융위 승인에서 첫날까지
2015년 4월 29일, 가격제한폭 확대와 시장 안정화 장치를 담은 거래소 업무규정 개정안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았어요 (이투데이, 2015-04-29). 정적 VI 도입과 서킷브레이커 발동 비율 조정이 같은 묶음에 들어 있었어요.
5월 19일에는 시행일이 6월 15일로 정해졌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 비율을 낮추고 3단계로 나누기로 했어요 (이투데이). 지금의 서킷브레이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서킷브레이커 글에 있어요.
시장에서는 걱정이 이어졌어요. 서울신문은 「가격제한폭 확대되면 시장혼란 가중되지 않을까요?」라는 문답 기사를 냈어요 (서울신문, 2015-05-19).
그 기사는 대책으로 정적 VI 도입과 서킷브레이커 개선을 들었어요. 그리고 가격제한폭을 두면서 정적·동적 VI 와 서킷브레이커를 모두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적었어요. 폭을 넓히되 안전장치는 겹겹이 두겠다는 설계였던 거예요.
신한금융투자는 시행을 앞두고 고객 공지를 띄웠어요 (신한금융투자 공지). 6월 15일부터 정적 VI 가 시행되고, 걸리면 2분 단일가매매에 끝나는 시각이 무작위로 늘어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날 이후, 화면 한 줄이 된 장치
그렇게 6월 15일이 왔고, 첫날 정적 VI 는 두 시장을 합쳐 225번 걸렸어요. 그날 이후 「VI 발동」은 호가창의 평범한 한 줄이 됐어요.
VI 가 뜨면 2분을 기다리게 되는 건 이 때문이에요. 하루에 움직일 수 있는 폭을 넓힌 대신, 그 안에서 너무 빨리 달리는 종목을 잠깐 세워 두려고 장치 두 개를 둔 거예요. 방향을 정해 주는 장치가 아니라 속도를 늦추는 장치예요.
VI 가 걸린 그 2분 동안 내 주문이 어떻게 되는지, 화면 어디를 보면 되는지는 VI 발동이 뜨고 거래가 멈췄어요? 글에 있어요.
참고자료
- 서울신문, 가격제한폭 확대 첫날…「시장에 큰 충격 없어」 (2015-06-15)
- 서울신문, 「가격제한폭 확대되면 시장혼란 가중되지 않을까요?」 (2015-05-19)
- 이투데이, [투자활성화 방안] 증시 가격제한폭 30%로 확대…변동성 완화장치 도입 (2014-08-12)
- 이투데이, 가격제한폭 확대 등 업무규정 개정안 금융위 승인 (2015-04-29)
- 이투데이, [증시 가격제한 확대] 6월 15일부터 가격제한 ±30%로 확대 (2015-05-19)
- 아주경제,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원인·처방 둘 다 잘못돼」 (2014-10-15)
- 아주경제, 가격제한폭 15→30% 확대…거래소, 시장안정화장치 개편 착수 (2015-04-29)
- 아이뉴스24, 내년 상반기 증시 상·하한가 ±30%로 확대 (2014-12-28)
- 한국경제 생글생글, 증시에서 「서킷 브레이커」란: 가격제한폭은 상하 15% (2006-02-13)
- 한국거래소 규정포털, 변동성완화장치 (2026-09-23 확인)
- 신한금융투자, 가격제한폭 확대 관련 공지 (2026-09-23 확인)
- 비즈한국, 9월부터 시간외거래 호가범위 10%로 확대 (2014-08-26)
- 비즈워치, 「가격제한폭 ±30%」 첫날…「미풍」 (2015-06-15)
기사들은 2026-10-07 에 다시 열어 확인했어요.
이 글에 나오는 용어
- 가격제한폭: 하루에 주가가 움직일 수 있는 한계. 2015년 6월 15일부터 ±30% 예요.
- 상한가·하한가: 가격제한폭의 위쪽 끝과 아래쪽 끝에 닿은 가격이에요.
- 정액제·정률제: 제한폭을 금액으로 정하느냐, 비율로 정하느냐의 차이예요.
- VI(변동성완화장치): 한 종목의 가격이 짧은 시간에 크게 움직이면 그 종목을 2분간 단일가매매로 바꾸는 장치예요.
- 정적 VI: 직전 단일가에서 10% 이상 움직이면 걸리는 VI. 2015년 6월 15일 시작됐어요.
- 동적 VI: 바로 직전 체결가에서 정해진 비율만큼 튀면 걸리는 VI. 2014년 9월 시작됐어요.
- 단일가매매: 주문을 일정 시간 모았다가 한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이에요.
- 서킷브레이커: 지수가 크게 떨어질 때 시장 전체의 매매를 멈추는 장치예요.
- 작전세력: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거나 내리려는 시세조종 세력을 부르는 말이에요.